이같은 사실은 18일 전남대 여수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대 총장임용후보자 토론회에서 기호 2번 윤성석 후보의 질문에 대한 각 후보들의 공통 답변에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이날 “교육부가 재정지원과 인사를 통해 대학을 옥죄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대학 자율성의 가치인 총장직선제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총장 인선에 있어 2명의 후보자를 순서에 관계없이 교육부에 올리라고 한 것은 그들로 하여금 로비를 하라고 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미 각 후보들은 2등이 자리를 넘보지 않도록 서명을 한 바 있다. 그런 만큼 각 후보들은 2등이 됐을 경우 1등에게 모든 권한을 양보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에 관해 이 자리에서 밝혀 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답변에 나선 기호 1번 정성창 후보는 교육부가 예산과 인사라는 2가지 측면을 통해 대학을 통제하고 있다는데 동의한다. 교육부에 백번 얘기해도 이러한 현실은 달라질 게 없다. 그 해결책으로 교육부를 통제할 수 있는 정치권의 실세 및 조직, 그리고 거점대학 총장들을 만나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명제를 던지겠다. 이에 대한 답을 얻어내면 이게 교육부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예산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총장 인선에 관해서는 순천대의 사례에서 보듯 2등 후보가 총장이 되어선 안된다. 당연히 1등 후보가 총장으로 선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적인 하자나 윤리적인 문제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경우에는 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대신 정부에서는 그 이유에 해한 납득할만한 해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답변한 기호 5번 정병석 후보는 정부가 각종 재정지원사업에서 그 지표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평가방식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비판이 있었고, 앞으로 시정돼야 한다. 질문하신 내용인 2명 후보에 대한 교육부 임명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 원래 임명권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복수추천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제도적 취지가 그러한데 총장 후보를 2명 추천하는 문제는 사실 달랐다. 각 대학에서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이 있었고 직선제로 선출한 총장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임명권 제약으로 생각된 것 같다.
따라서 순 형식적으로 2명의 지명 절대 없을 테니까 2명을 복수로 추천해달라고 한 게 복수추천의 시작이다. 처음부터 복수추천이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무의미한 복수추천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실제가 되어 상당수 국립대학에서 2위가 임명되는 게 목도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 대학에서 거기에 항변하는 일을 찾기 어렵다. 대학이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하느냐가 걱정된다. 다만 1위 후보가 지명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어 기호 4번 이병택 후보는 당연히 1위 후보가 전적으로 임명되어야 한다. 2위가 총장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의 자율화 문제와 결부된다. 그동안 직선제를 얻기 위한 많은 구성원들이 노력해왔다. 직선‧간선제 문제보다는 대학의 자율권을 어떻게 구현하느냐, 대학 구성원들이 원하는 사람이 총장으로 선출되느냐가 문제다.
직선이든 간선이든 1위가 안된다면 대학 자율화가 훼손되면서 동시에 현실적으로 대학 내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거다. 순천대의 경우처럼 식물 총장이니, 중요 정책에 대한 구성원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사태가 올 수 있다.
학내 현안 해결과 향후 대학발전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1위가 총장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나라에서 회계 자율권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

그런데 정병석 교수가 말한 내용은 애매해서 2위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이 명확하지 않아 조금 걱정이 앞선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기자는 토론회가 끝난 뒤 정 후보의 명확한 답변을 듣기위해 이병택 후보가 우려하는 질문을 던졌다. 정 후보는 1위 후보가 당연히 총장이 되어야 하고 2위가 될 경우 대학사회가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서인 기호 3번 허민 후보는 전남대의 미래와 자존심, 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질문이다. 이미 주요 통로나 알음 통해 밝힌 바 있다. 교육부와 정부로부터 자존심을 걸고 당당해져야 한다. 물론 당당함을 우리 구성원끼리 한마음으로 하모니를 이뤄야 하고 협조와 융합을 해야 한다.총장 후보가 2위일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중요한 질문이다. 4명의 후보들이 철저한 합의를 해야 한다. 총장 임명은 자존심 문제다. 전남대는 지금껏 민주 행정, 소통, 수평적 리더쉽을 만들어 왔다. 총장의 자질문제가 걸린 만큼 2012년 총장 선거가 재현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2위 후보는 1위를 존중해아 한다. 필요하다면 사퇴도 해야 한다.
정성창 후보가 얘기했던 것처럼 지금 후보들이 문제가 있거나 정부에서 제대로 임명하지 못할 경우 심사숙고해야 한다. 정치적인 문제와 어려움을 함께 풀어야하고 후보자들이 합의를 하지 않으면 또 다른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전남대의 자율성, 주체성을 위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전남대와의 통합이후 10년 동안 인사와 재정에 대한 차별화로 ‘외딴 섬’이 될 정도로 공동화가 심각한 ‘여수캠퍼스’를 활성화 해달라는 시민단체의 요구가 있었다.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위상회복추진위원회는 18일 지하에 위치한 국제회의실에서 토론회 가 시작되기 5분 전에 꽹과리를 앞세운 피켓시위를 잠시 벌였다. ‘대학 통합 지원금 295억 원의 사용처를 밝히라’ ‘여수캠퍼스만의 특성이 실종됐다’ ‘지역 거점대학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됐다" ’특화된 전문병원 유치 약속하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

전남대 후보들의 마지막 토론회가 끝나고 이제 정책평가단 191명의 선택이 남아있다. 지금껏 4차례에 걸친 토론회의 결과는 20일 열린 프레젠테이션으로 집중되게 된다.
이 자리에서 평가단의 마음을 흡입력 있게 빨아들이기 위해서는 후보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콘텐츠, 위기대처능력 등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투표당일 무작위로 추첨된 평가단을 상대로 한 개별접촉에 나서야 한다. 평가단을 한 사람이라도 잡기위해서는 조직을 통한 접촉을 해야 하고 한표 한표 이삭 줍는 심정으로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투표결과 1위와 2위를 한 2명의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는 만큼 교육부의 결정은 대학의 자율권 확보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벌써부터 네거티브 성 마타도어가 후보들 사이에 흘러나오고 있어 우려스런 대목도 없지 않다. “1위 아닌 2위만 해도 자신만큼은 총장이 될 수 있다” “이미 정권 실세와 암묵적 연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교수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윤성석 후보의 질문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과 답변을 원음 그대로 세세하게 적시한 것은 후보들의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자칫 대학사회를 분열 속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였다고 말하고 싶다.

박병모 기자 기사 더보기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