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뉴스=박재범 기자] 광주 서구청(청장 김종식)이 올해 영·유아 보육료 등 사회복지비용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재정난에 허덕이면서도 수십 억 원을 들여 사실상 직원 전용 타워주차장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타워주차장 건립은 신청사 신축당시 계획됐던 일이지만 열악한 구 재정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직원 복지사업을 강행한 것은 시의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청사 건립을 두고 제5대 서구의회는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신청사 건립으로 향후 10년간 구 가 재정적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차량 막기 위해 3천만 원짜리 시스템까지

지난 1월 서구청은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 자리에 사업비 14억5천만 원을 들여 4층 규모의 주차타워를 준공했다.

주차면적은 총 155대. 이 중 44대를 주차할 수 있는 1층만 민원인에게 개방했을 뿐 111대를 주차할 수 있는 2~4층은 직원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민원 차량의 2층 이상 출입을 막기 위해 구는 3천만 원을 들여 출입차단시스템까지 설치했다.
서구청은 직원 등록차량 중에서도 5부제에 해당하는 차량은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주차통제에 서구청을 찾은 시민들의 민원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서구 주민A 씨는 “지하주차장 진입이 안 돼 주차타워에 들어갔지만 2층 입구에 차단기가 열리지 않아 당황했다” 며 “지하 주차장도 직원들 차량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것도 모자라 주차타워 대부분을 직원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듯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민원에 대해 서구청 담당자는 “종일 주차를 하지 못하는 주변 상가 이용자들의 민원일 뿐이다”며 “청사 안쪽인 차량등록사업소나 의회주차장 쪽(지상주차장)으로 안내를 해도 입구에 주차를 하려는 심리 때문에 민원인 차량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사건립을 주관했던 회계과 담당자는 “당초 신청사 신축 당시 구청사에 공직자들이 주차를 했는데 부지가 팔리고 나니 주차장이 부족한 실정 이었다”고 밝혀 결국 수십원의 혈세를 들여 지은 주차타워는 주민들을 위한 편익시설이 아니라 서구청 직원들의 차량주차를 위해 세웠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직원 주차장이 아직도 부족해 차량5부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오전 8시40분께면 만차가 된다”며 “주차장에 들어오지 못한 직원차량은 협조를 구한 상록회관 주차장 등에 주차하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구청 공직자는 750여명, 이 중 등록차량은 700여대에 이르지만 직원전용 주차면적은 306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청사 건축으로 162억 지방채까지 발행

주차타워의 민원차량 제한 뿐 아니라 서구청의 예산집행 우선순위 배정에도 비판이 일고 있다.

서구청은 신청사를 짓기 위해 지난 2011년 2월 안전행정부에 162억 원의 지방채까지 발행하는 등 재정난에 봉착하며 몇몇 중요사업들이 후순위로 밀려난 실정이다.

올해 영·유아보육료 등 사회복지기금도 80%정도 확보하는 선에 그쳐 추경 재원 때 확보할 예정이다.

기획실 한 관계자는 서구청 홈페이지에 민원인에 대한 답변에서 “2008년부터 4년간 신청사 건립비로만 매년 30여 억 원씩 부담하다 보니, 꼭 해야 할 사업들이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2011년 한계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신청사 건립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사업인 만큼, 구 재정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좀 더 장기간에 걸쳐 건립기금을 마련하여 추진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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