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슈타일스후프 청소년의집에서 지난 2일 저녁 개최된 환영 파티에서 반츠벡 구의 리첸호프 구청장이 환영의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를 방문한 독일 함부르크의 청년들이 조선대 학생들과 함께 전일빌딩 옥상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톡톡뉴스] 조선대학교 학생들의 특별한 독일 방문이 눈길을 끈다. 독일 한 도시에 위치한 ‘청소년의집’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에는 ‘이민자 통합’이라는 주제가 숨어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3일 조선대학교(총장 민영돈)에 따르면 조선대학교 학생 16명이 공진성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지난 1일 독일 함부르크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평범한 해외여행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여기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함부르크 청년들의 초청에 따른 방문이라는 점이다.

이번 방문에 앞서 지난해 9월 15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 18세부터 26세 사이의 청년 17명이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모두 반츠벡(Wandsbek) 구의 ‘슈타일스후프 청소년의집 (Haus Der Jugend Steilshoop)’에서 국제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장한 친구들이다.

코로나 19가 유행하는 동안 국제교류 활동을 하지 못한 이 청년들을 위해 함부르크 시와 반츠벡 구가 이들의 교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했고, 광주에 살고 있는 함부르크 출신 언론인 안톤 숄츠 씨를 통해 조선대 학생들이 그 파트너가 됐다.

이들의 특별한 인연은 이 교류에서부터 시작됐다. 함부르크 청년들은 11일 간 광주 동구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조선대 학생들과 다양한 체험을 했고, 광주에 대해 배웠다. 5·18의 진상을 최초로 해외에 알린 함부르크 출신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택시 운전사’를 함께 본 후 해설사와 함께 5·18 사적지를 방문했고 국립5·18민주묘지도 참배했다. 또 무등산에 올랐고, 증심사와 의재미술관도 둘러보았다. 독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야구 경기도 관람했다. 당시 마침 학기 중이어서 대학 수업도 참관할 수 있었다.

또 두 도시의 청년들이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임택 동구청장은 환영 만찬을, 조선대 국제교류팀은 환송 만찬을 베풀어주었다. 안톤 숄츠 씨도 자신의 집으로 두 도시의 청년들을 초대해 그릴 파티를 열기도 했다.

광주에서 환대를 받으며 또래 청소년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독일로 돌아간 함부르크 청년들은 조선대 학생들을 초대하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을 이번에 지키게 된 것이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 교류에 참여한 학생 가운데 절반 정도만이 올해의 방문 교류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는 새롭게 선발됐다. 독일어를 전공하는 학생부터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 이들 교류팀은 독일 청소년과의 교류 외에 또 다른 과제를 스스로 부여했다. 이민자 통합을 위한 구체적 아이디어들을 수집하는 것이다.

마침 초청하는 독일 청년 중 다수가 이민 경험을 갖고 있어 이들과의 교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민자 통합에 관한 구체적 경험과 생각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대 학생들의 프로젝트 주제를 전해 들은 독일 측 청년들은 적극적으로 관련된 기관을 방문하고 중요한 인물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주었다.

8월 2일에는 슈타일스후프 청소년의집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났고, 3일에는 반츠벡 구청을 방문해 리첸호프 구청장과 면담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6일 이민박물관을 돌아보고, 7일에는 함부르크 시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8일에는 나치 수용소 노이엔가메를 방문하고, 10일에는 함부르크 예술대학에서 간단한 수업도 받는다. 10일 저녁에는 함부르크의 국제 청소년사업을 담당하는 안드레아 크리거 씨를 만나고, 11일 다 함께 베를린으로 이동한다. 아울러 베를린에서는 14일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튀르키예 출신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난 함부르크 반츠벡 지역구 의원이자 연방하원 부의장인 아이단 외조우스 의원을 만난다.

이들 방문단은 일정을 소화하며 틈틈이 독일 곳곳을 살펴보며 다양한 이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도시의 모습에서 광주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아이디어들을 수집할 계획이다.

두 도시 청년들의 교류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그리고 이들의 교류가 각 지역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어떻게 이바지하게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