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뉴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체조다.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스포츠라고 하지만 특히 기계체조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 공로가 가장 큰 대한민국 체육의 산실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체조를 이끄는 대한체조협회에 만연해 있는 수많은 관례적 악습과 부정부패, 비위 등은 사회의 준법질서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대한체조협회(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사무처가 부당한 방법으로 차입금을 들여와 협회 운영비로 사용하는 등 회계부정 사실이 드러나 관계기관의 감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몇 년 전에는 공모 전형과 맞지 않은 자격 미달 직원을 채용하고, 인턴 직원을 부당 채용하여 국고지원 인건비를 부당하게 받은 것을 비롯해 법인카드 사용에 따른 업무상 배임, 회계자료 등 기밀문서 유출, 복무규율 질서(선동) 문란 등 사무 행정의 총체적 비위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더해 기계체조 국가대표 선수들의 고의기권 승부 조작 의혹, 국립대 교수들이 포함된 겸직 허가 위반에 따른 영리 행위 등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공기관 소속 지도자의 부정 금품수수, 체조 전공 사립대 교수의 석·박사 논문표절 의혹, 지역 체조협회 임원의 금품갈취 행위, 체조사업자의 소득탈루 행위 등 비위가 산적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 국가대표 코치들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통장대여 거래), 현 국가대표 감독의 도박 의혹 논란 등 사무처를 비롯한 체조협회 소속 일부 경기인의 사회질서를 무너트리는 각종 범법 행위는 대한체조협회 내·외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회장을 포함한 일부 임원들은 구체적인 실태 파악이나 대응 방안은 물론 사실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자성은커녕 문제 인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회를 이끌어나가는 회장의 행정수발 격인 관리 이사(포스건설 직원) 이 모 씨는 협회 비위에 대한 윤리교육, 준법질서 확립 등 대응 방안과 대책 마련 등에 대한 견해를 듣고자 여러 차례에 걸친 취재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이는 부정적인 취재에 대해 다 수 기업들이 취하는 “언론 무대응”이라는 처신으로 국민의 혈세, 즉 공적자금이 매년 60여억 원 투입되는 공공기관 격 사단법인의 공익에 대해서는 무책임하다는 얘기다.

쉽게 풀이하면 후원기업 이미지만을 고려한 관리체계를 유지하려 공연히 공론화되는 대한체조협회의 부정적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부정적 여론으로 연결되지 않게 차단하려는 모양새고 이러한 대응은 자칫 수십억의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기관 성격의 비영리 법인에 대한 공익적 사명감이 없는 처신으로 비친다..

대한체조협회는 군사 정권 시절인 1985년부터 포스코의 임원들이 계속해서 회장을 맡고 있고 현재도 협회의 후원기업이 포스코건설이고 회장도 포스코건설 사장이다.

포스코건설은 체조협회 1년 평균 총예산 약 90%가 국가지원금으로 채워지는 상황에서 협회 예산 약 10% 남짓 되는 운영비를 기부금으로 내고 있고 이는 직원 인건비, 대회개최 보조금, 일반경비 등 협회 운영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그 후원금은 포스코건설의 법인 자금이며 지정기부금으로 세액공제도 혜택도 받는다. 하지만 대한체조협회가 매년 치르는 약 20여 개 (기계, 리듬, 생활) 대회에서 기업 이미지가 노출되는 걸 고려할 때 기업홍보비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또,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시 후원사 로고를 달고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상황에서 후원사가 내는 기부금을 대회개최, 국제대회 출전 등 기업 이미지 홍보 노출 단위로 따진다면 기부금이라기보다는 지방정부의 대회개최 보조금을 포함해 국민 세금이 뒷받침된 기업홍보비라고 판단해도 될법하다.

1985년부터 40년 가까이 포스코의 그늘에서 살아온 대한체조협회. 이러한 상황에서 군사 정권 시절부터 이어온 포스코 그룹 계열사 등의 체조협회 후원이 지금의 체조협회 실태를 종합했을 때 기업의 체조협회 지배라는 통제로 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체조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다 수의 불만은 관리 이사라는 회장의 행정수발 격인 자가 체조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협회에 불만을 품은 외부인사 몇몇 사람의 의견으로 선거(투표) 등 민주적인 절차 동의 없이 전무이사 임명을 비롯한 각종 위원회 인사 등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일개 회사원(관리 이사)이 수십억의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기관 성격의 단체를 후원사라는 입장에서 개인의 판단으로 쥐락펴락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체조협회 주체가 국가와 국민, 체조인이 아닌 기업소유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지난달 임명된 전무이사에 대해서는 체육계 전반에 걸쳐 전무이사 체제를 없애는 마당에 체조인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몇몇 인사들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선거(투표) 등을 걸치지 않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전무이사를 선임했다는 냉소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전무이사로 임명된 그의 부인과 자녀가 공공기관과 지방정부로부터 급여를 받고 체조 관련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라 협회의 대회개최, 국가대표 선발, 국제대회 출전, 사업계획 등의 결정에 전무이사가 영향을 미친다면 이해충돌 소지의 잡음이 끊이질 않으리라는 것이다.

또, 신임 전무이사가 임명된 최근에는 체육회 규정 등을 무시하고 심판위원장을 위촉해 대회를 치르는가 하면 심판위원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지도자를 심판위원으로 위촉하고 그 어떠한 절차와 동의 없이 위원회의 위원을 해촉했다는 후문까지 이어지고 있어 이점에 대해서도 체육회의 감사나 스포츠 윤리센터의 신고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기계체조는 그동안 각종 세계대회에서 국민에게 많은 감동과 환희를 선물하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메달박스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땀의 결실에도 불구하고 사무처 행정은 물론 일부 기계 체조계와 리듬체조계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수많은 비위에 대해 관계 당국은 물론 국가 차원의 전수조사를 통해 관리단체 지정이 시급해 보인다.

체육 전문가들은 오랜 관행처럼 행해져 온 각종 체육계 비리에 대해 "알고도 신고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준법하지 않는 경기인 처벌 강화와 체육계 퇴출을 통한 신고 여건의 조성, 그리고 강제력을 통한 신고 의무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금, 체조계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부 체조인들의 범법행위로 대한체조협회가 직면한 민생범죄에 대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국가 당국의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명삼 전 광주타임즈 발행인

<위 기고는 본 매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